[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이자부담 경감을 위해 조달경로 다변화에 나선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일반 회사채 외에도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및 전환사채(CB) 등 발행이 가능하도록 정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투자자산 리파이낸싱을 앞두고 금리부담이 가중되면서 비교적 낮은 금리에서 발행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및 전환사채(CB)를 조달경로에 포함해 금융비용을 줄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3일 제이알글로벌리츠에 따르면 2020년 7월 매입한 벨기에 '파이낸스타워(Finance Tower Complex)' 담보대출 만기가 올해 12월 돌아온다. 이에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올해 연말까지 약 1조원 규모의 담보대출 리파이낸싱을 마무리해야 한다.
2020년 7월 제이알글로벌리츠는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를 자(子)리츠인 '제이알제26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를 통해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자산 매입을 위해 현지 금융기관으로부터 7억2390만유로(약 1조원)의 담보대출을 일으켰다.
파이낸스타워 매입 당시 유럽중앙은행의 기준금리는 0.0%였고, 덕분에 담보대출 금리는 연 1.05%(고정)의 낮은 수준에서 정해졌다. 하지만 2022년 6월까지 0.0%였던 유로존 기준금리가 이후 약 15개월 동안 무려 10차례 인상을 거치면서 지난해 9월 4.50%까지 치솟았다.
기존 대출금리(1.05%)에서 제이알글로벌리츠가 부담하는 파이낸스타워 관련 이자비용은 연간 100억원 수준이다. 기준금리 인상분만 반영해 대출금리를 가정해보면 파이낸스타워 대출금리는 5.55%에 이르게 된다. 대출금리가 5%대로 치솟은 데 따라 이자비용은 500억원을 웃돌게 된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기준금리 급등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메자닌(Mezzanine)' 발행 카드를 꺼내들었다. 28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 등 메자닌 발행 관련 조항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메자닌(Mezzanine)'은 이탈리아어로 건물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공간을 의미하는데, 채권과 주식 중간정도의 위험도를 지닌 자산을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제이알글로벌리츠 관계자는 "이번 정관개정은 파이낸스타워 담보대출과 관련한 협상에서 대주단을 상대로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정관 제 46조의 2(전환사채의 발행)와 제 46조의 3(신주인수권부사채의 발행)을 새로 만들어 이사회 결의를 거치면 BW와 CB를 각각 2000억원 한도로 발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는 약정된 이자를 수취할 수 있는 일반 채권과 달리 각각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BW)와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CB)를 추가로 지닌다. BW와 CB는 발행 당시에는 채권이지만 향후 주식을 손에 쥘 수 있다는 성격 탓에 대표적 '메자닌' 자산으로 꼽힌다. 이자 수취 권리 외에 추가 권리가 부여된 데 따라 비교적 더 저렴한 금리조건으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메자닌을 통한 자금조달은 금융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조만간 금리인하 사이클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는 향후 신주인수 혹은 전환을 통해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투자자를 모으기에도 더 용이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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