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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글로벌리츠는 올해 말 대규모 리파이낸싱을 앞두고 있다. 배당금 하락이 불가피한 가운데 기초자산의 안정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국내 리츠가 담은 해외 자산들 대부분이 지속적인 임대차 구조 개선과 꾸준한 임대료 인상을 이뤄내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 편입 자산의 운용 상황과 배당 전망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9일 0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연말 1조원가량 리파이낸싱을 앞두고 있다. 기존 1%대에 빌렸던 돈을 최소 4%대 중후반 금리로 차환할 예정이다. 이자비용 역시 370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다행히 각 자산에서 발생하는 임대료 수익은 함께 증가하고 있다. 제이알투자운용이 임대차 안정화에 힘쓴 결과다. 이자비용 상승 영향을 완충할 것으로 보인다. 임대료 증가로 약 100억원의 추가 수익이 들어올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리파이낸싱 이후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반기 주당 배당금은 125원 안팎을 기록할 전망이다. 현 수준보다 60원가량 떨어진다. 다만 공모가 5000원 기준 연 배당률은 약 5%, 시가 3500원 기준 연 배당률은 7%대 초반으로서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자율 3%포인트 후반 상승 시, 300억대 후반 추가 금융 비용 발생제이알글로벌리츠는 2020년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를 기초 자산으로 상장했다. 상장 후 2년 뒤인 2022년에는 미국 뉴욕 맨해튼빌딩을 매입했다. 모두 현지에서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했다. 각각 7억2390만유로(원화 1조100억원), 4억달러(원화 5232억원)를 빌렸다.
올해 과제는 파이낸스타워 리파이낸싱이다. 대출금 7억2390만유로는 환율 1400원을 기준으로 1조100억원에 달한다. 차입금 만기가 오는 12월 말 예정돼 있다. 맨해튼빌딩 만기는 오는 2027년 5월 초인 만큼 아직 시간이 남은 상태다.
조달 규모도 크지만 고금리 차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상장한 2020년은 글로벌 초저금리 시기가 이어지던 때다. 파이낸스타워를 편입한 제이알제26호리츠는 당시 1.05% 고정금리에 약 1조원을 빌렸다.
이번 재조달 금리를 4.7%로 추정 후 계산한다면 3.7%포인트만큼 금리가 올라가게 된다. 단순 계산 시 1조원에 대한 이자만 370억원을 추가 투입해야 한다. 그만큼 투자자들과 나눌 배당 재원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올해 상반기까지 증권사들은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재조달 금리가 3%대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최근엔 리파이낸싱 이자율이 5%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연말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4%대 중후반에서 이자율이 결정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제8기(2023년 1월~6월)와 제920기(2023년 7월~12월) 사업보고서를 보면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해 이자수익으로 26억원을 거둬들였다. 이자비용으로는 185억원이 나갔다. 이 중 파이낸스타워에서만 약 100억원이 나가고 있다.
◇임대차 구조 개선, 연간 100억 임대료 수익 증가두 개 자산 펀더멘탈이 모두 우수하기 때문에 배당컷 영향을 완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각 빌딩에서 수취 중인 임대료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배당 하락분 일부를 늘어난 임대수익으로 채울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먼저 상장 후 편입한 맨해튼빌딩의 역할이 큰 상태다. 제이알투자운용은 올해 상반기 맨해튼빌딩 임대차 안정화를 이뤘다. 그 결과 임대율이 92%에서 96%로 늘었다. 연 199만달러, 환율 1300원 기준 26억원 이상의 추가 임대료 수익이 발생할 예정이다.
물론 파이낸스타워 규모가 맨해튼빌딩 규모보다 크기 때문에 파이낸스타워 리파이낸싱으로 인한 비용 상승분을 맨해튼빌딩 임대료 인상분으로 모두 채우기는 어렵다.
다만 파이낸스타워 임대료 역시 벨기에 물가지수인 건강지수(Health Index)와 연동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제이알제26호리츠의 영업수익은 2020년 상장 당시엔 6개월 기준 330억원에 머물렀다. 지난해에는 최대 381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100억원가량 임대수익이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모가 5000원 기준 연 배당률 약 5%요약하면 이번 리파이낸싱 이후 연간 이자비용은 370억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임대료 신규 수취분과 인상분을 더해 약 100억원 이상 영업수익이 추가로 유입될 전망이다. 단순 계산 시 연 270억원 정도가 배당가능이익에서 빠질 것으로 추정된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해에 해당하는 제8기(2023년 1~6월)와 제9기(2023년 7~12월)에 각각 375억원, 385억원을 배당했다. 연간 배당금 총액은 약 760억원이다. 주당 배당금은 각각 190원, 195원으로 나타났다. 연 환산 주당 배당금은 385원으로 공모가 5000원을 기준으로 한 연간 배당률은 7.7%에 달했다.
연간 배당금 총액을 270억원 줄어든 490억원으로 추정하면 연 주당 배당금은 약 248원으로 계산된다. 반기 주당 배당금은 약 125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준에서 60원가량 줄어드는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리파이낸싱 이후 공모가 기준 연 환산 배당률은 약 5% 수준으로 내려갈 전망이다. 다만 국내 상장리츠 대다수가 공모가 기준 5%대에서 6%대 배당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배당컷 규모가 크지는 않은 편이다.
오히려 시가 기준으로 보면 투자 기회가 커졌다. 현재 제이알글로벌리츠는 3500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주가 3500원을 기준으로 연간 250원의 주당 배당금을 받으면 시가로 7.1%의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이알투자운용은 조달금리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리파이낸싱 방안이 나오지는 않았다. 현지 선순위 대출로 전액을 차환하지 않고 국내에서 회사채로 일부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전환사채(CB) 발행 가능성도 새어 나오지만 우선순위에 두고 있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알글로벌리츠 관계자는 "기존 대출은 만기 이전에 차환을 완료할 예정으로 현재 현지 및 국내 금융기관과 다양한 조달 방안 및 금융 조건 등을 협의 중이다"며 "금리 상승으로 인한 배당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주주 여러분들에게 최적의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